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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31

#14 - 더 큰 프랙탈로 돌아올 알트시즌 - 3
암흑의 숲에서 벌어지는 디파이 냉전


1️⃣ 주가는 실적 때문에만 오르지 않는다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폭등할 때가 있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때다.

2024년 고려아연에서는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지분 확보에 나서자, 기존 경영진이 베인캐피탈을 백기사로 끌어들이며 맞섰다. 양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고도 승부가 나지 않자 시장은 추가 매수를 예상했다.

제한된 주식을 놓고 양쪽이 더 사야 한다는 기대만으로 고려아연 주가는 하루 만에 약 30% 급등했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은 기업의 실적만이 아니었다. 앞으로 누가 주식을 얼마나 더 사야 하는가였다.

2️⃣ 토큰에 지배권 프리미엄이 붙는 순간

앞선 글에서는 금융앱과 기관이 특정 디파이에 의존하게 되면, 그 토큰을 전략적 의결권으로 보기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같은 생각을 하는 기관이 하나뿐일까?

수익을 내는 디파이가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고, 토큰이 수수료와 금리, 바이백, 재무자산 운용을 결정한다면 은행과 금융앱뿐 아니라 행동주의 펀드도 가세할 수 있다.

이들은 수익은 많지만 토큰 가치 귀속이 약한 프로토콜, 거대한 금고를 비효율적으로 운용하는 DAO, 낮은 투표율로 적은 지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찾을 것이다.

토큰을 매집한 뒤에는 수수료 환원과 바이백 확대, 인센티브와 운영비 축소를 요구할 수 있다. 재단이 반대하면 다른 홀더의 투표권을 위임받고 더 많은 토큰을 사들일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가 의결권을 늘리면 기존 재단과 대형 홀더는 통제권을 지키기 위해 대응해야 한다. 해당 프로토콜에 의존하는 금융앱과 경쟁 펀드도 자신에게 유리한 정책과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매수에 가세할 수 있다.

한쪽은 공격을 위해 사고, 다른 쪽은 방어를 위해 산다.

토큰 매집과 위임, 락업으로 의결권이 집중되면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유효 의결권은 빠르게 줄어든다.

토큰이 현금흐름과 의사결정을 실제로 통제하는 순간, 가격에는 수익 가치뿐 아니라 지배권 프리미엄이 붙는다.

3️⃣ 주주명부 없는 경영권 분쟁

전통 주식시장에서는 주요 주주의 정체와 지분율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DAO에서는 지갑의 토큰 수량은 보여도 그 뒤의 주인은 보이지 않는다.

하나의 기관이 여러 지갑으로 물량을 나눠 보유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지갑들이 이미 같은 편일 수도 있다. 은행과 금융앱, 경쟁 프로토콜, 재단과 행동주의 펀드가 조용히 같은 토큰을 모으고 있을지도 모른다.

온체인에서는 총알은 보이지만, 총을 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소량의 토큰을 확보한 뒤 거버넌스 개혁을 선언하더라도, 다른 참여자들은 그와 연결된 지갑, 위임받을 투표권, 뒤에 선 기관의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다.

실제 세력은 작을 수 있다. 그러나 상대의 규모를 확인할 수 없다면 기존 홀더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방어적으로 움직인다.

행동주의 펀드가 결국 의결권 확보에 실패하더라도, 이러한 불확실성만으로 시장에 추가 매수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

DAO의 경영권 분쟁은 공개된 회의실이 아니라 암흑의 숲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누군가 총을 쏘는 순간 토큰이 있든 없든 모두가 불안에 떨게 된다.

4️⃣ 기관의 FOMO는 차갑다

기관과 전통 투자자도 FOMO를 느낀다. 다만, 이들이 쫓는 것은 아마 잡알트는 아닐 것이다.

그들은 계산기를 두드린다.

프로토콜이 얼마를 벌고 있는지, 수익 대비 FDV가 얼마인지, DAO 금고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토큰이 현금흐름과 의결권을 실제로 통제하는지 살펴본다.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유효 의결권이 얼마나 되는지도 계산한다.

특정 토큰이 중요한 금융 인프라의 사실상 통제권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는 순간, 기관의 FOMO는 더 치밀하고 큰 규모로 나타날 것이다.

- 행동주의 펀드는 저평가된 의결권을 선점하려 한다.
- 금융앱은 자신이 의존하는 상품을 통제 or 보호하려 한다.
- 경쟁 프로토콜은 상대의 확장을 막으려 하고,
- 기존 홀더는 지배권 프리미엄을 기대하며 매물을 거둔다.


목적은 서로 다르다. 하지만 모두가 해야 할 일은 같다.

토큰을 사는 것이다.

5️⃣ 결론

지난 알트시즌은 리테일이 다른 사람보다 먼저 잡알트를 찾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다음 알트시즌은 기관들이 다른 기관보다 먼저 금융 인프라의 의결권을 확보하는 게임이 될 수 있다.

물론, 모든 알트가 이 전쟁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실제 돈을 벌고, 대체하기 어렵고, 토큰이 수익과 의사결정을 통제하는 소수의 프로토콜만 선택될 것이다.

지난 알트시즌은 코인판 내부에서의 순환매였다.
다음 알트 시즌의 전장은 암흑의 숲이며,
보이지 않는 지갑들의 전쟁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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